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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약사가 설명하는 영양제 고르는 팁

모두의유머 2019. 6. 7. 11:11

현직 약국 운영중인 약사입니다.

짧지만 짧지 않은 팁 하나 드리겠습니다.

 

 

영양제로 분류되는 것들 중 영양학적으로 유익한 가치가 있는 것들은 의약품으로 적어도 한번씩은 나옵니다.

의약품이 되기 위해서는 유효성분이 존재하며 그 기전, 작용, 부작용, 상호작용 등이 파악이 됩니다.

또한 효능, 효과가 명시가 되며 어느 질병을 치료하는 데 쓰일 지에 대한 타겟이 명확합니다. 즉 목적이 있죠.

 

이것이 없는 영양제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의약품으로 출시된 적이 없는 식품들이죠.

기능성은 '무엇에 도움이 될 수 있음' 하고 표기하고 단순히 어디에 좋다고 광고는 열심히 합니다.

그런데 어디에 안 좋은지는 말을 안 합니다. 왜냐면 이것의 생산자도, 판매자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임상이 없거든요.

 

단순히 영양제인데 뭔 그런 것을 따지고 있냐 말씀하신다면,

우리가 에너지원으로 먹는 탄수화물 덩어리도 체내에서 생리활성을 갖기에 영양학적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단 이것이 유익한 가치를 가지면 영양제가 되는 것이고, 재수 없으면 독성물질로 작용을 하게 됩니다.

혹은 유익한 가치를 갖더라도 이것이 유익한 작용을 하는 용량범위가 있고 이것을 벗어나면 독성물질이 되기도 합니다.

 

 

보통 치료제로 불리는 의약품의 치료역(therapeutic index)은 좁은 편이고, 일반의약품 영양제는 보다 넓은 편입니다.

그리고 의약품은 여러 단계의 임상시험, 그리고 시판 후에도 끊임없는 부작용 보고를 통해 안전성을 확립합니다.

 

하지만 식품 영양제는 그런 거 없습니다. 의약품으로 다루어지는 일부 미네랄류, 비타민을 제외하면 정말 없습니다.

애초에 치료 목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니 함량도, 복용량도, 복용기간도 들쭉날쭉이고 상호작용, 부작용을 알 수가 없습니다.

해외산 건강기능식품들을 보면 심각합니다. 그저 복용량(serving size), 용법(suggested use), 무엇에 도움이 된다 정도만 있습니다.

 

한 마디 있긴 합니다. 안전성에 관한 것은 의사, 약사와 상담하랍니다. 그런데 의사, 약사가 이것을 상담해줄까요? 글쎄요...

우선 식품은 의사, 약사에게 있어선 선택영역입니다. 약이 아니니 작용기전은 알겠지만 부작용 케이스 몇개 더 접한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영양사가 알까요? 그렇지도 않죠. 애초에 건강기능식품이란 분류가 굉장히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영역이라 보시면 됩니다.

 

 

이런 거 먹는 동안에 어디가 아프면 이 제품의 부작용인지 아니면 몸이 안 좋아서 아픈 것인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의약품에는 drug mugger 라는 개념이 존재합니다. 어떤 약을 먹었을 때 특정 영양소가 소모, 소실되는 것을 말합니다.

비교적 근래에 도입된 개념이고 역학 연구를 통해 꽤 긴 시간이 걸려 밝혀집니다. 20세기에 나온 약들이 이제 밝혀질 정도죠.

흔히들 알려진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인 statin 류가 체내의 CoQ10 를 고갈시키는 것 역시 이 개념에 해당합니다.

 

식품에는 그런 게 없습니다. 제대로 된 임상이 없거든요. 소규모라도 위약군과 대조시험하는 효능논문 정도 있으면 다행입니다.

그 외의 시험이 있다면 여러분들이 직접 몸소 하고 계십니다.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지는, 생산자가 돈 벌면서 하는 임상시험 말이죠.

 

그러니 먹다가 어디가 아프거나 안 좋아지면 원인을 모르니, 그것에 도움이 되는 영양제를 하나 더 추가합니다.

이러다 보면 먹는 게 10가지를 가뿐히 넘어가게 됩니다. 20가지가 되기도 하죠. 이러면 굉장히 몸 건강을 챙기는 사람처럼 보이죠.

글쎄요... 약사 중에서도 많이 챙겨먹는 편에 속하고 운동까지 하는 저도 먹는 영양제 가짓수 합이 10개가 안 됩니다.

 

그나마 좀 많이 연구가 되는 것이 의약품의 레벨에 오르는 영양성분들입니다.

비타민류, 칼슘, 마그네슘, 아연 등 미네랄류, 오메가-3 지방산, 프로바이오틱스, 밀크시슬, 유비데카레논(CoQ10), 콘드로이틴, L-카르니틴 등...

이런 것들은 이미 연구된 결과가 많이 있고 의약품의 경우 제품이 표준화되어있기 때문에 어느 것으로 골라도 무방합니다.

건강기능식품이면 표준화되어있진 않으나 제품화 단계에서 원료, 공정, 유통에서의 차이만 존재하기에 그 부분만 따져보면 됩니다.

 

물론 업자들 말을 너무 신뢰하진 마세요. 자기 제품 안좋다는 멍청한 업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크릴오일처럼 여러분을 혹하게 만드는 것들이 앞으로도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정말 종류가 많아서 무엇을 먹어야 할 지 모르겠다 하면 우선순위를 둡니다.

단지 몸에 좋을 것 같아서? 이러면 더 필요없고 집 근처 약국 가서 성분 다양하게 많이 들은 종합영양제 하나 주세요 하면 됩니다.

어떤 목적이 있어서 먹는다면 종이에 한번 쭉 생각나는대로 써 내려가보고 우선순위를 5순위까지 정합니다.

그리고 이상한 식물들, 전초, 뿌리 추출물 이런 건 제외하고 위에 말한 것과 같이 의약품으로 나온 성분 중 몇 가지를 골라 택하면 됩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약국에서 사 드시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약국에 와서 사면 좋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업종이 가격경쟁력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입니다. 저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의약품이 식품보다 품질이 좋은 건 당연하지만 가성비나 접근성에서 건강기능식품은 충분히 매력적이니깐요.

저와 비슷하게 느끼는 약사들이 있으니 몇몇이 유튜브 진출하고 그 중 몇은 또 정보제공하는 척 상업활동을 하겠죠.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제품을 고름에 있어 따져보는 관점을 좀 달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디에 좋다' 는 이야기는 옆집 아줌마나 다단계 방판사원들도 다 하는 소립니다. 그것 말고 진짜 정보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제품의 유효성분이 제대로 분리되어 있는가, 제대로 된 임상이 있는가, 관련 논문은 있는가, 있다면 연구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연구에 회사가 관여하거나 연구비의 출처가 회사인가, 연구 결과 보고된 상호작용이나 부작용이 있는가 등을 다 따져보아야 합니다.

대체적으로 이 분야에서는 상호작용이나 부작용이 적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연구가 덜 되었거나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아도 됩니다.

 

인터넷 전문가들, 특정 제품에 영혼을 실어 추천을 하는데 헛짓입니다. 표기 몇 줄로 제품이 설명될거면 암도 완치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건강기능식품은 어디까지나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먹는 식품일 뿐입니다. 많이 양보해서 예방은 가능하겠죠.

몸에 이상이 있다면 부정확한 정보로 자가치료 하지 마시고 바로 병원, 약국을 방문하셔서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장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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