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참이슬·진로이즈백' 대란 공급 부족에 주문 못해 - 설 명절 앞두고 공급에 차질 빚어

17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지난 16일부터, GS25는 이날부터 전국 모든 점포에 참이슬과 진로이즈백 소주 발주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발주 중단은 편의점이 물건을 주문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정상화 일정은 미정이다. 

발주 물량 제한도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24는 16일부터, 미니스톱은 9일부터 해당 제품의 1회 발주물량을 1박스로 제한했다. CU도 하루하루 물량 추이를 살펴보며 대응 중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언제 발주가 정상화될지 현재로서는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설 연휴에도 제한 출고될 예정"이라고 했다.

편의점의 참이슬 발주 중단은 하이트진로 노조가 2017년 임금협상 단체교섭 결렬로 파업을 벌이며 공급에 차질이 생긴 이후 처음이다. 또 참이슬과 진로이즈백 두 가지 제품에 대한 동시 발주 중단도 사상 처음이다.

편의점에 참이슬과 진로이즈백 공급이 중단되는 이유는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출시된 진로이즈백은 뉴트로(복고의 현대적 재해석) 트렌드에 맞춰 인기를 끌며 출시 후 72일 만에 판매 1000만 병을 달성했다.

이후 판매 속도가 빨라져 11월 말에는 1억병 이상 팔렸다. 여기에 일부 커뮤니티에서 롯데주류가 일본기업이라는 오해를 받으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 대상으로 일부 거론되며 참이슬이 반사이익을 보기도 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참이슬과 진로이즈백 수요가 높아 공장을 최대한 돌리며 생산하고 있지만, 연말 연초 성수기에 설을 앞두고 재고를 미리 확보해놓는 업체들이 늘어나며 주문량이 많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이천공장 참이슬 소주 생산라인에서 진로이즈백을 추가로 생산했지만, 겨울 소주 성수기를 맞아 참이슬과 진로이즈백 동반 인기에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하이트진로는 경기도 이천 소주 생산공장을 최대한 가동하며 대응하고 있지만, 주문량이 최대 생산능력을 넘어섰다. 

하이트진로는 이천공장의 6개 생산라인 중 5곳에서 진로이즈백과 참이슬 원액을 만든다. 나머지 1곳에서는 일품진로 원액을 생산한다.

현재 5개 중 2개 라인은 참이슬을 생산하고 3개 라인은 참이슬과 진로이즈백을 병행 생산하고 있다. 청주와 마산에도 공장이 있지만, 이곳에서는 이천공장에서 원액만 받아 병에 주입한다.

청주와 마산은 제조 면허가 없기 때문이다. 생산라인을 추가 증설하기에도 설비 증축이 수도권 산업 규제에 가로막혀 있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편의점주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한 편의점주는 "편의점에서 참이슬과 진로이즈백은 최고 인기 상품이자 가장 기본이 되는 상품"이라며 "해당 상품과 함께 안주를 구매하는 수요까지 생각하면 피해가 더 큰데, 하필 판매가 많은 설을 앞두고 발주가 중단되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편의점주는 "참이슬과 진로이즈백이 번갈아 가며 발주가 중단되다가 결국 둘 다 주문이 어렵게 됐다"며 "편의점 입장에서는 언제 주문이 막힐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는게 불편하다"고 말했다.

'전국 편의점 알바생 모임' 카페도 진로이즈백과 참이슬 재고 발주 중단이 큰 화제다. 회원들은 "다행히 제가 일하는 곳은 2주 전에 참이슬 30박스 미리 (주문)해놨죠", "'설마 모자르겠어'하고 방심했다가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더군요"라는 글을 남겼다.

편의점은 대체품으로 점주들에게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등을 안내하고 있어 처음처럼이 점유율 회복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대형마트는 아직 발주 중단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물량이 넉넉한 상황은 아니다. 이마트 측은 "공급이 이전보다 넉넉하진 않지만 설 명절까지는 수량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측은 "공급부족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전보다 주문 물량대비 적게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했다. 홈플러스 측은 "평소처럼 발주가 이뤄지고 정상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